부모가 자녀에게 주택 구입 자금을 보태주거나, 배우자에게 목돈을 이체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걱정은 바로 '증여세'입니다. 국세청의 자금 출처 조사가 갈수록 고도화되면서, 가족 간의 단순한 계좌 이체조차도 명확한 소명 없이는 세금 폭탄으로 돌아올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특히 2024년부터 도입된 '혼인 및 출산 증여재산 공제' 등 변화하는 세법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절세의 첫걸음입니다.
많은 분들이 "현금으로 주면 모르겠지"라고 생각하지만, 금융정보분석원(FIU)의 시스템과 국세청의 빅데이터는 이를 놓치지 않습니다. 본 포스팅에서는 2026년 기준 증여재산 공제 한도와 세액 계산 방법, 그리고 현금 증여 시 반드시 지켜야 할 3가지 핵심 주의사항을 정리해 드립니다.
2. 2026년 적용 증여재산 공제 한도 상세 정리
증여세는 받은 금액 전체에 대해 내는 것이 아닙니다. 가족 관계에 따라 일정 금액까지는 세금을 매기지 않고 빼주는데, 이를 '증여재산 공제'라고 합니다. 이 공제 한도는 10년 간의 누적 금액을 기준으로 합니다.
2.1. 가족 관계별 공제 한도 (10년 합산)
가장 기본이 되는 공제액입니다. 10년 동안 아래 금액 이하로 이체했다면 신고만 하고 세금은 내지 않아도 됩니다.
(법률혼 관계만 해당, 사실혼 제외)
2. 직계존속 (자녀가 부모/조부모로부터 받을 때):
- 성인 자녀: 5,000만 원
- 미성년 자녀: 2,000만 원
3. 직계비속 (부모가 자녀/손자녀로부터 받을 때): 5,000만 원
4. 기타 친족 (며느리, 사위, 형제자매 등): 1,000만 원
2.2. 혼인 및 출산 증여재산 공제 (추가 혜택)
최근 저출산 대책의 일환으로 신설되어 시행 중인 강력한 혜택입니다. 기본 공제 5,000만 원과 별도로 추가 적용됩니다.
- 조건: 혼인 신고일 전후 2년 이내(총 4년) 또는 자녀 출생일(입양일)로부터 2년 이내.
- 한도: 직계존속으로부터 증여받을 시 1억 원 추가 공제.
- 효과: 신혼부부의 경우, 신랑이 부모님께 1.5억(기본 0.5 + 추가 1.0), 신부가 부모님께 1.5억을 받아 총 3억 원까지 세금 없이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3. 가족 간 현금 증여(이체) 시 주의해야 할 3가지
계좌 이체 내역은 국세청이 자금 흐름을 파악하는 가장 확실한 증거입니다. 안일하게 이체했다가 낭패를 보지 않으려면 다음 세 가지를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3.1. 주의사항 1: 10년 합산 룰과 '재차 증여'
증여세는 "이번에 얼마를 주느냐"가 아니라 "지난 10년간 얼마를 주었느냐"를 봅니다. 이를 간과하고 매번 공제 한도 안쪽으로 쪼개서 주는 실수를 범하곤 합니다.
- 합산 과세: 동일인(직계존속의 경우 배우자 포함, 예: 아버지와 어머니는 동일인으로 간주)으로부터 10년 이내에 받은 증여 가액을 모두 합쳐서 세율을 적용합니다.
- 전략: 공제 한도는 10년마다 리셋되므로, 자녀가 어릴 때(0세, 10세, 20세) 미리미리 증여하여 공제 한도를 채우는 '기간 분산 전략'이 유리합니다.
3.2. 주의사항 2: 빌린 돈인가, 받은 돈인가? (차용증 작성)
부모님께 잠시 돈을 빌려 집을 사고 나중에 갚는 경우라면 '증여'가 아닌 '대여'입니다. 하지만 국세청은 가족 간의 거래를 원칙적으로 '증여'로 추정합니다. 이를 대여로 인정받으려면 확실한 물증이 필요합니다.
- 차용증(금전소비대차계약서) 작성: 이체 시점에 작성하고 공증이나 내용증명, 또는 이메일 발송 등으로 날짜를 확정해야 합니다.
- 적정 이자 지급: 법정 이자율인 연 4.6% 수준의 이자를 매달 혹은 정기적으로 지급한 계좌 내역이 있어야 합니다. (단, 이자 총액이 연 1,000만 원 미만인 경우 무이자로 해도 증여로 보지 않는 예외가 있으나, 원금 상환 사실은 입증해야 합니다.)
- 원금 상환 내역: 실제로 돈을 갚아나간 기록이 없다면 결국 증여로 간주됩니다.
3.3. 주의사항 3: FIU 보고 대상과 현금 인출
계좌 이체 기록을 남기지 않으려고 현금으로 1,000만 원씩 인출해서 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는 오히려 더 위험할 수 있습니다.
- 고액현금거래보고(CTR): 하루 1,000만 원 이상의 현금을 입금하거나 출금하면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자동으로 보고됩니다.
- 의심거래보고(STR): 1,000만 원 미만이라도 쪼개기 인출 등 의심스러운 정황이 포착되면 은행원이 보고할 수 있습니다.
- 리스크: 이렇게 모인 데이터는 국세청으로 넘어가 세무조사의 기초 자료가 됩니다. 따라서 자금 출처가 명확한 돈이라면 떳떳하게 계좌 이체를 하고 정당하게 신고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4. 증여세 계산 방법 및 신고 절차 가이드
이제 실제로 세금이 얼마나 나오는지 계산해 보고, 신고하는 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4.1. 증여세 계산 공식 (단순 계산)
증여세는 많이 줄수록 세율이 높아지는 '초과누진세율' 구조입니다.
납부할 세액 = (증여 재산 가액 - 증여 재산 공제) * 세율 - 누진 공제액
- 세율 및 누진 공제액 구간:
- 1억 원 이하: 세율 10% (누진공제 없음)
- 1억 초과 ~ 5억 이하: 세율 20% (누진공제 1,000만 원)
- 5억 초과 ~ 10억 이하: 세율 30% (누진공제 6,000만 원)
- 10억 초과 ~ 30억 이하: 세율 40% (누진공제 1억 6,000만 원)
- 30억 초과: 세율 50% (누진공제 4억 6,000만 원)
[계산 예시] 성인 자녀에게 1억 5,000만 원을 증여한 경우
2. 세율 적용: 1억 원은 10% 구간이므로, 1억 원 * 0.10
3. 산출 세액: 1,000만 원
(여기서 자진 신고 시 3% 세액 공제를 추가로 받을 수 있습니다.)
4.2. 신고 기한 및 방법
증여세 신고는 '주는 사람'이 아닌 '받는 사람(수증자)'이 해야 합니다.
- 신고 기한: 증여받은 날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3개월 이내입니다. (예: 5월 15일에 받았다면, 5월 31일부터 3개월 뒤인 8월 31일까지)
- 신고 혜택: 기한 내에 자진해서 신고하면 납부할 세금의 3%를 공제해 줍니다. 반대로 기한을 넘기면 가산세(무신고 20%, 납부지연이자)가 붙습니다.
- 신고처: 국세청 홈택스(PC) 또는 손택스(모바일)에서 간편하게 전자 신고가 가능하며, 관할 세무서를 방문해도 됩니다.
5. 맺음말: 가족 간 돈거래, 기록이 생명이다
과거의 관행처럼 현금을 쇼핑백에 담아 주거나, 수표로 끊어 주는 방식은 디지털 금융 시대인 2026년에는 통하지 않습니다. 국세청의 PCI(소득-지출 분석) 시스템은 소득 신고 내역과 재산 증가 내역을 자동으로 비교 분석합니다.
합법적으로 세금을 아끼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리 증여하여 10년 주기를 활용하는 것'과 '증여세 신고를 제때 하여 3% 공제를 챙기고 자금 출처를 인정받는 것'입니다. 특히 주택 취득 자금처럼 큰돈이 오갈 때는, 세무 전문가와 상담하여 차용증을 쓸지 증여 신고를 할지 사전에 전략을 세우시길 강력히 권장합니다.